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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유예
개인으로서는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이는 이러한 졸업 유예 현상이 사회 전체에 있어서는 결혼과 출산 등 이후 인생 사이클을 지연시켜 사회적으로는 무시할 수 없는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를 경제적 비용으로 환산한 결과, 대학생들의 졸업유예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2천500억에 이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또한, 졸업유예자가 졸업을 유예하지 않고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취업했을 때 사회적으로 얻게 되는 이득으로 졸업유예의 사회적 비용을 추산한 결과, 사회적 비용은 2013년 약 2천514억원으로 2007년 2천68억원에 비해 상승했다. 이에 따라, 졸업유예로 기대되는 편익을 낮추기 위해 기업이 스펙을 초월해 능력 중심으로 채용하도록 유도해야 하고 졸업 시점을 기준으로 한 기업의 차별채용 관행을 막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모두가 졸업 유예를 거치면서 스펙을 올리기 위한 제로섬 경쟁에 몰두해야 하는 현실이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에게 세대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졸업 유예생은 정규 학기를 초과한 학기에 대한 등록금을 추가적으로 비용해야 할 뿐 아니라, 졸업 유예 후 취업에 필요한 스펙을 올리는 과정의 상당 부분을 사교육에 의존해야 하기에, 졸업 유예자가 개개인이 부담할 경제적 비용이 상당한 것이다.
이러한 경제적 비용의 경우 2014년 9학기 이상 재학한 대학생 12만여명이 학교에 낸 등록금만 총 500억~600억원으로 추산된다. 79개 대학은 졸업 유예생도 매 학기 40만~70만원의 학비를 내고 유예 기간 중 1학점 이상을 의무 수강하도록 한다. 대학이 이런 방식으로 지난해 걷은 돈만 총 56억원이다. 졸업 유예생 김모(27·서울대)씨는 "공인 노무사와 취업 준비에 학원비와 독서실비, 생활비만 월 160만원이 넘게 든다"면서 "점심은 대개 고구마로 때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