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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유예
그러나 ‘기업이 대졸자 채용을 기피한다'는 인식에 대해 대부분의 기업 채용 담당다자들은 입을 모아 사실 무근이라며 "졸업 후에도 꾸준히 취업 준비와 자기 계발을 했다면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한다. 지난해 온라인 취업 포털 '사람인'이 251개 기업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58.6%가 "졸업 여부는 채용과 상관이 없다"고 답했다. 오히려 "졸업자를 더 선호한다"는 응답 비율(30.7%)이 "졸업 예정자를 더 선호한다"는 답변(10.7%)의 3배에 가까웠다.
이러한 기업 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채용에 있어서 중요한 선별 지표로 사용하는 스펙들이 졸업 유예자가 평균적으로 일반 졸업자들보다 높은 편이기에, 졸업 유예 현상이 여전히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졸업생 중 졸업유예자의 토익점수는 786점으로 일반졸업자 720점보다 높았고 인턴 경험 역시 11.7%로 일반졸업자 7.5%보다 높게 나타나 졸업유예자가 이른바 더 좋은 '스펙'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평점은 졸업유예자가 100점 만점에 81.5점, 일반졸업자는 82.5점으로 일반 졸업자가 다소 높게 나타났다.
취업률의 경우 졸업유예자는 73.3∼80.3%로 일반졸업자 취업률 69.4∼77.4%보다 일관되게 높았다.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등 '괜찮은 일자리' 취업 비율 역시 졸업유예자가 6.8∼10.5%, 일반졸업자 4.0∼6.1%보다 높았다. 월평균 임금은 졸업유예자가 206만∼229만원으로, 일반졸업자 175만∼200만원보다 높았다. 졸업유예자와 일반졸업자 임금 격차는 2008년 28만원에서 2009년∼2011년에는 35만원 이상으로 확대됐다가 2012년부터는 다시 28만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대학생들이 졸업을 유예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극심한 취업난이다.
대학생들이 졸업을 유예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극심한 취업난이다. 2012년 7.5%였던 청년 실업률은 지난달 9.5%까지 올랐다. 취업 경쟁을 뚫으려 학생들이 졸업 유예를 통해 스펙 쌓기에 몰두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졸업에 소요되는 기간도 길어지는 추세다. 일자리 콘텐츠 기업 '잡스엔'이 공개한 '13개 주요 대학별 졸업 소요 기간'(군휴학·휴학 기간 포함)에 따르면 성균관대가 평균 6.3년으로 가장 길었다. 서강대(6.2년) 서울시립대(6.1년) 서울대(5.93년) 고려대(5.95년)도 졸업까지 6년 안팎으로 소요됐다. 주요 대학 중 연세대(5.3년)가 가장 짧았다.취업을 위해 휴학을 택하는 대학생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자 292만3000명 중 휴학 경험자는 117만9000명이었고, 이 중 34.4%(40만5000명)가 취업과 관련해 휴학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
'기업이 대졸자 채용을 기피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 것도 졸업 유예생을 늘리는 주요 원인이다. '청년이 여는 미래'가 최근 대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56.5%가 "기업이 채용 때 대졸자보다 졸업 유예생이나 재학생을 더 선호한다"고 답변했다. 이로 인해, 졸업 유예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으며, 졸업 유예자들을 자조적으로 학부 6학년이라고 부르는 표현이 이러한 세태를 반영한다.
이러한 졸업 유예의 현상은 2천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일반적이지 않았으나, 대졸자의 취업난이 극심해짐에 따라 명문대를 중심으로 사회 전반에 걸쳐 확산되었다. 90년대만 해도 대졸자에게 적합한 곳으로 여겨졌던 화이트 칼라 일자리들이 점차 감소함에 따라, 졸업을 미루더라도 사회 초년생으로서의 진로를 좋은 일자리에서 시작하고자 하는 대학생들의 선택이 졸업 유예를 세대적인 흐름으로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두번째 이야기.
왜 우리는
유예되는 삶을 사는 걸까요?
마지막 이야기
<졸업 유예 여부 별 취업률 차이>
<졸업유예 여부 선망직장 고용률>
출처:한국직업능력개발연구소


<졸업유예 여부 비정규직 고용률>
출처:한국고용정보원
*선망직장을 종업원 300인 이상 대기업의 정규직과 정부투자기관 및 공기업, 외국인 회사의 정규직 또는 정규직 공무원으로 정의하였으며 본 연구에서도 이러한 기준을 채택하였다. 기업 규모 변수는 직업력에 있는 기업 규모변수를 활용하였으며 기업 규모를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경우 300인 미만으로 처리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