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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요즘 취업이 많이 힘들고,

 취준생들 사이에서 기업이 졸업자보다 졸업예정자를 선호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기업에서도 대졸자는 면접 때 ‘졸업하고 뭐하다 이제서야 지원했냐‘ 는 질문을 꼭 듣는다고 하더군요.

 그 때를 대비한 스펙을 또 쌓아야 하는 거고…”

– 서울 S대학교 K군(25)

“집에서만 해도 당장 부모님께서 번듯한 직장도 없이 대학 졸업하면 뭐하냐고,

 차라리 등록금을 더 대 준다고 하세요.

 확실히 보장된 미래가 없는데 무턱대고 졸업을 하면 백수가 되는 거니까…

 사람들에게 저를 백수가 아닌 ‘대학생‘ 이라고 소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죠.”

- 서울 S대학교 P양(23)

    그러나 오히려 실제 기업 측의 인식은 다르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에서 251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신입사원 시 졸업 여부에 대해 상관없다(60%)는 대답이 다수였으며, 실제 졸업 예정자와 졸업자의 합격 비율은 오히려 졸업자가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70%).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으로 ‘대학생’ 이라는 소속을 유지하려는 심리 또한 졸업유예생 증가를 부추기는 또 다른 원인이다.

   결국 취업난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서의 스펙쌓기와 졸업유예는 사회적으로 불필요한 경쟁을 양산하며, 비용을 소모하게 함을 보여준다.

위의 두 페르소나는 1990년대와 2010년대 대학생의 모습과 취업시장을 대변한다.

    졸업유예생 증가의 주요한 원인은, 대학생들의 구직활동에서 요구되는 역량이 지나치게 많아졌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경제적으로 호황을 누리던 80~90년대가 지나고 외환위기를 겪은 뒤, 국내 경기가 얼어붙으며 취업을 위한 일자리 또한 자연스레 줄었다. 이러한 추세는 2000년대 들어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지속되며 심화되었고 결국 ‘고용 없는 성장‘을 낳게 았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청년실업률(12.6%)과 1993년 대비 전체 일자리규모 증가율(145%)에 비해 턱없이 낮은 양질의 일자리 규모 증가율(24%)이 이를 방증한다. 따라서 대학생들은 취업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다방면의 스펙을 쌓는다. 그러나 이러한 스펙쌓기 열풍은 대학생들이 무리하며 기업에서 요구하는 것보다 더 과도한 스펙을 쌓는 방향으로 과열되고 있다. 국내 취업전문포털 <잡코리아>가 국내 596개 기업과 대학생 322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실태가 확연히 드러난다.

<첫 직장 입사 연령>

    20년이라는 시대적 간극을 차치하더라도, 이들의 대학생활 모습에는 해결되지 않는 괴리가 존재한다. 오늘날 대학생들은 대학생활의 낭만을 포기하고 취업을 위해 수많은 스펙을 쌓기 위해 열중함에도, 과거보다 직장을 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대학가의 구직난으로 인해 정규 학기를 채우고도 초과 학기를 등록하며 졸업을 미루는 대학생들이 점차 늘고 있다.

<기업과 취업준비생의 스펙 기준에 대한 차이>

김인곤 기자 imkaentangs@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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